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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Tether)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인 USDT를 발행하는 회사입니다. "디지털 달러"라고 불리는 USDT의 가치는 미국 달러와 1:1로 고정되어 있어,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자산에 비해 가치 저장과 거래의 매개체로서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테더의 이러한 핵심 역할 뒤에는 복잡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으면서도 강력한 회사 배경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테더의 이야기는 암호화폐 생태계 초기부터 시작됩니다. 테더는 원래 "리얼코인(Realcoin)"이라는 이름으로 2014년 7월, 브록 피어스(Brock Pierce), 리브 펠링(Reeve Collins), 크레이그 셀러스(Craig Sellars)라는 인물들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그들은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서 법정통화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자산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기존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더 넓은 금융 세계와 암호화폐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Bridge)이 될 수 있었습니다.

곧 이 프로젝트는 당시 가장 큰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던 비트파이넥스(Bitfinex)의 경영진인 지안카를로 데바시니(Giancarlo Devasini)와 필립 G. 포터(Philip G. Potter)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2015년 초, 리얼코인은 테더(Tether)로 브랜드를 변경하고, 비트파이넥스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공식화했습니다. 이 연결은 테더의 성장에 결정적인 토대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향후 끊임없는 논란의 씨앗이 되기도 했습니다.

테더 리미티드(Tether Limited)와 파나마의 이파인(iFinex)

테더를 운영하는 법인은 테더 리미티드(Tether Limited)입니다. 이 회사는 홍콩에 설립되었으나, 실제 운영과 관련된 핵심 법인 구조는 더 복잡합니다. 테더 리미티드와 비트파이넥스 거래소를 모두 통제하는 지주회사는 이파인(iFinex Inc.) 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파나마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법적 구조와 오프쇼어 등록은 초기부터 투명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테더의 성장 역사는 논란과 도전 없이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는 항상 USDT 발행량을 100% 지지하는 달러 준비금의 존재와 투명성이 있었습니다.

테더는 오랜 기간 공식적인 감사를 받지 않았고, 준비금이 실제로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이 쌓여갔습니다. 2019년, 뉴욕 총검찰청(NYAG)은 테더와 비트파이넥스가 손실을 은폐하고 고객 자금과 테더의 준비금을 혼용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2021년에 타결되었으며,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1,85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고 뉴욕 주에서의 영업을 중단하며, 분기별로 준비금 내역을 공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테더는 전문 회계법인으로부터 준비금에 대한 '증명(Attestation)'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의 준비금은 USDT 발행량을 초과하며, 그 대부분은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한 유동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완전한 감사(Audit)가 아닌 증명이라는 점에서 일부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논란 속에서도 테더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현재 USDT는 이더리움, 트론, 솔라나 등 다양한 블록체인을 통해 발행되며, 그 유통량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서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테더의 회사 배경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비트파이넥스와의 긴밀한 연결보다는 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며, 규제 당국과의 협력을 늘리고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USDT 외에도 유로(유로테더, EURT) 등 다른 법정통화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입니다.